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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 작성일: 2007-08-18
  • 최종 수정일: 2007-08-18
  • 조회수: 8,888 회
  • 작성자: 무지개타고
  • 강의 제목: 통계로 세상보기 ㅡ 우리 동네 에어컨 보급률 긴급조사

엑셀러 권현욱

들어가기 전에

'통계'라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은 기억보다 그렇지 않은 기억이 많습니다만, 최근 들어 통계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 함께 할 주제는 '무지개타고'님의 재미있는 통계이야기입니다. '무지개타고'님은 '통계로 세상보기'라는 블로그(https://onrainbow.tistory.com/)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유의 위트와 재미가 있는 통계 강의에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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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파트 발코니에 생각보다 많은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고 궁금증이 발동해 재미삼아 긴급(?)조사를 해 봤다. 뭐 조사라고 해 봤자... 문득 어느 날/나 혼자서/비 그친 조금 흐린 날에/발품 팔아서/위치와 구조가 비슷하고 동향인 아파트 두 동을 멋대로 선정한 다음, 외부에서 보았을 때 에어컨 실외기가 보이나 보이지 않나, 보인다면 베란다 안쪽에 있나 바깥쪽에 있나를 확인해 보았다(주의: 조사대상 가구 선정에 대표성이 전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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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단지 안을 배회하며 고개 치켜들고 층수 헤아려가며 조사한 결과다. 좀 많아 보인다 했지만 이렇게 많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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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에어컨 보급률이 50%를 넘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에어컨은 없어도 올 여름 선풍기 한번 틀어본 적 없을 정도로 더위에 무덤덤한 편인데 남들은 아닌가 보다. 아무튼 1시간 가량 종이 위에 줄 긋고 돌아다닌 거 생각하면 이 정도로 마치기는 성에 안 차고 해서 몇가지 임의정의를 통해 범주형 자료로 대체하여 빈도분석이나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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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간단한 설명이 있어야겠다. '층구분' 항목은 간편하게 5층 단위로 끊어 저/중/고층으로 묶었다. '선호층' 항목은 6~13층을 '로열', 그외 층을 '일반'이라 임의로 묶었다. '면적' 항목은 별로 크지도 않지만 30평을 '대형', 24평을 '중형'으로 표기했다(30평도 넓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43평인가에 사는 친구네 아파트 놀러 갔다. 기절초풍하는 줄만 알았다. 이 넓은 방 언제 청소하나). '위치' 항목은 에어컨 실외기의 설치 위치가 발코니 안쪽이냐 바깥쪽이냐에 따라 실외/실내로 구분했다.

그리고 표 맨 우측에는 빈도분석에서 주로 이용하는 χ² 검정한 결과다. 검정 결과 유의수준 0.05에서 귀무가설을 어느 하나도 기각할 수 없었다. 즉 아파트 동이 다르다고 에어컨 보유 비율에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겠다. 이하 층구분, 선호층, 면적 모두에서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조사 자체의 한계가 있긴 하지만 이 결과를 확대해 보면, 에어컨은 가구간 차이 없이 골고루 구비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겠고, 안락한 생활에 대한 소비 욕구가 커졌으며 또한 에어컨이 더 이상 사치품이 아니라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진 결과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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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에어컨 실외기 설치 위치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에어컨 실외기의 베란다 설치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부터 확인해야 되는데..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37조 (난방설비 등 <개정 2006.1.6>)
④공동주택의 각 세대에는 발코니 등 세대 안에 냉방설비의 배기장치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야 한다. 다만, 중앙집중냉방방식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신설 2006.1.6>
주택법 시행령
제57조 (관리규약의 준칙)
③입주자등은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려는 때에는 관리주체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개정 2007.3.16>
5. 공동주택의 발코니 난간 또는 외벽에 돌출물을 설치하는 행위

역시나 에어컨 실외기의 발코니 설치가 합법인지 불법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몰지각한 사람은 실외기를 바깥쪽에 설치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겨도 무방해 보이는데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 아무리 오래된 아파트라 실외기 설치 위치가 마땅치 않다고 하지만 이거 해도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야? 72%나 베란다 밖에 설치한다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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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표 맨 오른쪽에 χ² 검정 결과를 달았는데 역시나 유의수준 0.05에서 모든 그룹에서 귀무가설을 기각할 수 없었다. 즉 실외기를 외벽에 설치하는 경향은 전체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건데, 그 피해자가 우리집이다. 좌측면이 벽체인 거 빼면 아랫집, 윗집, 우측집 모두 실외기를 발코니 밖에 설치해서 그 소음과 열기 때문에 우린 베란다 창 한쪽을 닫고 지내야 한다(누가 우리 동네 실외기 설치 단속 좀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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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우리 동네 얘기는 끝마치고 다른 자료 좀 살펴보자. 좀 지난 자료이긴 한데 통계청의 가구소비실태조사 자료를 참고해 보면, 2인이상 가구에 대한 다양한 내구재 보유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는데 몇가지만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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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보급률도 놀랍지만 PC도 엄청나다. 그런데 지난 자료 보기는 좀 그렇기에 좀 더 찾아본다. 아래 자료는 전기거래소의 가전기기 보급률 보고서(전국)와 통계청의 광공업동태 조사(전국) 그리고 기상청의 일평균기온 25℃ 이상인 날의 비율(서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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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기기 보고서 중간에 보니 서울의 에어컨 보급률은 0.58대/가구라고 한다. 가구에 한 대씩만 에어컨이 구비되어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 동네 결과와 서로 다르다. 저 보고서는 네이만비비례층화추출 했다고 하는 거 같은데 뭔 소린진 모르겠고, 전국적으로 4,000 가구를 조사했다고 하니 우리 동네 달랑 두동 조사한 것 보다야 당연히 대표성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사실이고 조사 시기도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결과가 다르니 좀 섭섭하군.

아무튼 룸에어컨 내수량 규모가 2005년 상당히 높게 나오는데 이것은 2004년9월 에어컨에 대한 특별소비세 폐지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그런데 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무덥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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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원래 더운 거고, 그렇다고 무더위 일수가 늘지도 않았는데 에어컨 보급률이 올라갔다면 이유가 뭘까? 덕분에 이런 웃지 못할 기사를 접해야 되다니...

어쨌거나 요새 같아선 올 여름 거저 먹을 거 같다. 장마는 끝났지만 비는 계속 오고, 늦더위가 있다고 해봤자 몇일이나 가겠는가. 그러니 올 여름 거저 먹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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