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홈에버 파업 상황을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기사를 보면 홈에버 사측에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그런데 위 기사의 부제가 눈길을 끈다.
불법 해고는 돼도 불법 점거는 안 된다는 얘기는 언제나 일방통행인 사측의 유아틱한 사고의 단면인데, 영업 손실 20억이 넘는다는 게 매출을 말하는 건지 영업이익을 말하는건지... 아무튼 읽는 사람 헷갈리게 하는 데에는 통달했다. 그래서 나 또한 언제나처럼 두루뭉술하게 계산해 봤다. 저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기사에 따르면 32개 매장에서의 5월 매출이 2,047억원으로 신기록이라고 한다. 그러면 매장 평균 월 64억원쯤 된다. 그리고 일평균 2.53억원쯤 된다. 그런데 영업장 3일 점거로 손실이 20억이란다.
뭔가를 놓친 기분이다. 아니나 다를까 기사를 다시 읽어 보니 월드컵몰점이 홈에버 매장 중 매출이 가장 높고 평일에는 5~6억, 주말엔 9~10억을 달성한다고 하니 일평균 약 6.14억 정도의 매출이 발생된다는 얘기가 되겠다. 여기에 영업일 3일을 곱하면 약 18.4억 정도를 판매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런데 매출과 영업이익은 엄연히 다른 것이다. 현대차 파업 때보다는 덜 하지만 어떻게 저런 식으로 기사 제목을 뽑아내는지 도저히 모를 일이다.
기사 하단에 보면 대형마트 업계 영업이익률을 3.57% 정도로 가늠한다고 하니 홈에버는 영업 구조 개편해서 최대 3.9%까지 영업이익률을 올렸다고 가정하면, 월드컵몰점에서 발생되는 일일 영업이익은 약 0.24억원 쯤 된다. 즉 오늘로서 점거 4일째니 매출발생으로 인해 영업이익 약 0.96억원이 발생되지 않았으므로 이게 영업이익 손실액이 되겠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기사에서처럼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점포가 (그들 말대로) 불법점거를 당했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인데, 사태 해결을 위해 한다는 게 고작 업무방해로 고소하고 용역 경비로 줄세워 놓은 거 밖에 없어 보인다는 거다. 시쳇말로 버틸만 하다는 얘기겠다. 그래? 그럼 언제까지 버틸 수 있나 보자. 이를 위해 몇 가지 가정을 세운다.
- 신세계는 정규직, 홈에버는 정규직 같기도?
- '이랜드'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차별 (연결 정보 손실)
기사를 보면 비정규직 3,000명 중 직무급제로 1,000명을 정규직화 했다고 하니 적어도 약 1,000명은 해고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해고된 일자리는 용역 내지는 파트타이머 노동자들이 다시 매울 가능성이 높다(최저임금에 가까운 임금으로).
기사를 참고해 정규직, 비정규직, 용역인력의 임금을 예상해보면(임금차액1=비정규직-용역, 임금차액2-정규직-용역)
(주의) 계산 과정은 자의적 기준을 적용하였음.
여기서 '임금차액'이 두 종류인 것은, 비정규직 보호법안의 특징인 2년 이상 노동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지만 2년 미만 노동자는 여전히 비정규으로 남게 되는데, 동일노동·동일임금 기준으로 인해 비정규직이라도 정규직에 준하는 처우를 회사는 제공해야 한다(여기서... 기존 정규직의 처우가 역으로 낮아질 수도 있다. 이러니 강성(?) 노조가 나타나지 않을 수 없겠다).
그런데 아직 사측에서는 직무급제 전환 노동자의 임금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고 하니 차액을 두 종류로 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직무급제라고 하지만 홈에버 노조가 강하게 반대하는 걸로 봐서는 정규직에 준한 처우는 예상하기 어려울 것 같아 보인다).
이제 정리를 해보면, 임금차액으로 얻는 이익이 월드컵몰점 영업장 점거로 발생되는 영업이익 손실액보다 많다면 회사는 버티기 전략 내지는 공권력 투입으로 갈 공산이 높겠다. 그리고 그 반대라면 우선적으로 무차별적 해고 만큼은 중지하여 노조를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이지 않을까? 그런데 홈에버 노동자에게는 미안하지만 강공을 택할 것만 같다.
(주의) 자의적 기준으로 계산하여 오류가 많을 수 있음
그림을 봐서는 임금차액1 일 때 영업장을 22일 동안 점거해야 영업이익 손실액이 대체 인력 고용(?)으로 회사가 얻게 되는 (연간)이익 보다 커진다는 것이고, 임금차액2 일 때는 222일 동안 점거해야만 직접적인 회사 손실이 발생한다는 건데, 말이 쉬워 20일, 200일이지 그 동안 점거하는 것 자체만도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일련의 노동 환경을 보면, 이상수 장관이 노동부 장관에 왜 앉아 있는지 모르겠다. 최소한 중재를 위한 노력이라도 보여 줘야 되는 거 아니야?
참 나도 멍청하지...
진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계산과 너무나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어디 한번 확인해보자. 월드컵몰점 점거기간이 4일이다. 그리고 매출 손실이 약 100억원이다. 그럼 100억 나누기 4일 해보자(100÷4=25).
기사 내용대라면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 점거기간 4일 동안 일매출 약 25억원씩 손실을 봤다는 것이다. 즉 하루에 약 25억원 만큼 팔 수 있었는데 점거 때문에 못 팔았다는 얘기다. 그런데 홈에버 내에서 월드컵몰점이 매출 1위를 차지한다고, 그것도 바로 어제, 또 그것도 같은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있는데 그 기사에서는,
"노조의 점거농성이 장기화되면 홈에버 매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홈에버 월드컵점은 홈에버 매장 중 가장 매출이 높은 곳으로 평일에는 5억원~6억원, 주말에는 9억원~10억원의 매출이 나오는 매장이다"
같은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서 하루 사이에 일 매출이 두 배가 넘게 증가하는 게 상식적인가? 잘못 알고 작성했을 수도 있다(잘못된 기사를 읽은 독자에게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된다. 단 동명이인이라면 나도 '그냥'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런데 더 재미있는 건 이제부터다. 기대하시라~~~
일매출 25억이면 년 매출이 얼마나 되나? 4일에 100억이니 360일이면 900억... 엥? 9,000억? 좀 더 자세히 계산해 보면 1년 365일에 발생되는 월드컵몰점의 매출은 9,125억원이다. 물론 절대로 불가능한 액수다. 왜냐?
위의 기사에서 이랬다.
"지난해 매출액은 ... 한국까르푸 매출(1조7000억원)..."
시기적으로 2005년과 2007년을 비교하는 거라 좀 그런데, 어떻게 점포 하나가 전체 매출에 반 이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전혀 산수적이지 않다. 통계청 도소매업통계조사 2004년 자료를 보면 서울지역 기타대형종합소매업 사업체당 평균 매출이 약 1,032억원 정도인데 매년 100%라는 가공할만한 매출 성장률을 보여줬다고 하면,
- 2005년 약 2,064억원
- 2006년 약 4,127억원
- 2007년 약 8,254억원
말 같지도 않은 성장률로 계산해도 9,000억 이라는 숫자는 절대 나올 수 없다. 그리고 아무리 좋게 봐도 월드컵몰점에 2007년 매출은 최대 3,650억 원을 넘을 수 없다. 이것도 어마어마한 매출이다. 그런데 홈에버 사측이 그렇게 보도자료를 줬다고, 초등학교 1학년 받아쓰기 하는 것도 아닐진데 똑같이 받아쓰기 하듯 기사로 올리면 어떻게 하자는건가?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Fact'인가?